NEXT WAVE 3편-감정의 복원력, 차가운 시대에 다시 따뜻해지는 인간의 가치

넥스트 웨이브 3편 – 감정의 복원력, 차가운 시대에 다시 따뜻해지는 인간의 가치

넥스트 웨이브 3편 – 감정의 복원력, 차가운 시대에 다시 따뜻해지는 인간의 가치

“팩트야?”
요즘, 사람들은 감정보다 논리를 더 믿는다.
“그건 비합리적이야.” “감정적이 되지 마.”
이 말은 어느새 일상의 습관이 되었다.
그러나 감정을 지운 자리에는 공허함이 남는다.
역사철학자 유발 하라리는 『호모 데우스』에서 “정보의 시대는 인간의 내면을 소비한다”고 말했다.
감정이 배제된 효율의 사회는 결국 인간을 데이터로 환원시킨다.
그 속에서 우리는 점점 무감각해지고,
서로의 마음을 해석할 언어를 잃어버린다.

1. 잃어버린 감정의 시대

AI가 대신 생각하고 판단하는 시대에, 감정은 비효율로 취급된다.
속도가 가치가 되고, 정답이 미덕이 되었다.
사실, 감정은 비합리적일 때가 많다. 논리나 이성적으로 설명이 안될 때도 많다.
그러나 감정이 사라진 사회는 인간의 뿌리를 잃은 사회다.
트렌드 분석가 김난도 교수는 “기술이 인간의 역할을 대체할수록, 사람들은 감정의 복원을 욕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어쩌면, 지금의 불안은 단지 기술이 낯선 탓이 아니라,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 인간다움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예감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2. 감정의 복원력은 왜 중요한가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의지이며, 배움의 행위다.”라고 말했다.
감정의 복원력이란 결국 ‘다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감정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그건 관계 속에서 훈련되고, 상처 속에서 단련된다.
분석심리학의 거장 칼 융은 이미 말했다. “상처는 빛이 들어오는 자리다.”
감정의 복원력은 바로 그 상처에서 자라난다.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더라도, 이해받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끝까지 인정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 심리학자 아들러가 말한 ‘미움받을 용기’의 본질이다.
감정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는 일,
그것은 나를 방어하는 일이 아니라 나를 회복하는 일이다.

3. 상처받을 수 있는 용기

감정의 복원력은 상처를 피하는 능력이 아니라,
상처를 견디는 능력이다.
감정을 외면하는 사람은 단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쉽게 무너진다.
프롬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감정을 닫는다는 건 세상과의 연결을 끊는 일이다.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과 진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감정의 복원력은 그 용기에서 시작된다.

4. 인간관계 속의 감정 회복

감정은 관계 속에서만 회복된다.
혼자 있을 때의 위로보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더 큰 힘을 주는 이유다.
경청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이며,
상대의 말을 판단 없이 듣는 일,
그건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존재의 확인으로 확장된다.
AI가 문장을 완벽히 이해하더라도
‘그 말의 온도’를 느낄 수는 없다.
감정은 결국 사람이 사람을 통과할 때만이 살아난다.

5. 느리게 회복하는 법

감정은 서두른다고 복원되지 않는다.
시간과 기다림이 필요하다.
마음의 상처는 데이터처럼 ‘복구’되는 게 아니라,
조용히 ‘회복’되는 것이다.
융은 “내면의 시간은 언제나 현실의 시계보다 느리다”고 했다.
감정의 복원력은 바로 그 느린 시간에 있다.
조급하지 않고, 결과를 재촉하지 않음,
그 느림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비밀이다.

6. 감정, 인간의 또 다른 신뢰

신뢰가 관계의 바깥에서 시작된다면,
감정은 그 관계의 안에서 자란다.
AI는 모든 언어를 학습하지만,
감정의 언어는 인간만이 말할 수 있다.
감정은 인간의 또 다른 신뢰이며,
신뢰는 감정의 확장된 형식이다.
우리가 감정을 잃지 않는 한
인간은 스스로든, 타인과의 관계든 회복될 수 있다.
기계는 인간을 흉내낼 수는 있어도,
인간의 깊이는 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7. 마무리 ― 감정의 온도는 인간만의 가치이다.

감정의 복원력은 단순한 감정 회복이 아니다.
그건 인간이 인간으로 남기 위한 마지막 감각이다.
차가운 시대일수록 따뜻함은 혁명이 된다.
빠름이 전부인 세상에서
멈추고, 느끼고, 기다리는 일—
그건 더 이상 약함이 아니라 용기다.
감정의 온도를 잃지 않는 사람,
그 사람, 그가 이 시대의 온도다.

그러나 나는 문득 두려움을 느꼈다.
감정의 복원력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감정이 이미 알고리즘의 계산 속에 존재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내가 느끼는 슬픔, 기쁨, 위로까지
이제는 데이터의 형태로 분석되고 예측된다면,
그 감정은 여전히 나의 것일까.
감정을 되찾는 일은 따뜻했지만,
그 따뜻함마저 기술이 예측하기 시작하는 순간,
인간은 다시 묻는다.
우리는 정말 ‘자유롭게 느끼는 존재’인가?

참고자료

① 유발 하라리 (2017) 『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 김명주 옮김, 김영사.
② 김난도 외 (2025) 『트렌드 코리아 2026』, 미래의창.
③ 에리히 프롬 (2019 개정판) 『사랑의 기술』, 황문수 옮김, 문예출판사.
④ 칼 융 (2013) 『인간과 상징』, 이부영 외 옮김, 집문당.
⑤ 알프레드 아들러 (2014) 『인간이해의 심리학』, 강성률 옮김, 문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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