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은 오르고 대출금리는 뛴다 — 지금 60대가 자녀 지원과 내 집 결정을 다시 세워야 하는 이유
서울과 수도권 전세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전세 매물은 예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었는데, 남아 있는 매물의 가격은 크게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오르는 곳도 많습니다. 여기에 전세자금대출 금리까지 다시 올라가면서, 집을 구해야 하는 세대도, 도와줘야 하는 세대도 모두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부동산 뉴스’가 아니라, 시니어의 생활비·자녀 지원·내 집 보유전략 전체를 동시에 흔드는 구조 변화입니다. 특히 60대 이후에는 소득을 다시 크게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지금 내리는 한 번의 결정이 앞으로 10년 노후의 여유와 안전을 좌우할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전세금과 대출금리가 동시에 오를 때, 시니어가 어떤 기준으로 자녀를 도와야 하고, 내 집을 팔지 말지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를 천천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전세금과 대출금리가 동시에 오르면 ‘부모 세대 부담’이 커진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높아졌다는 말은, 지금 집을 구해야 하는 30~40대에게는 “같은 금액을 빌려도 매달 이자 부담이 더 커졌다”는 뜻입니다. 전세금 자체도 오르는데, 대출이자까지 늘어나면 젊은 세대가 감당해야 할 비용은 훨씬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이때 자녀 세대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은 결국 부모입니다. “보증금 일부만 도와줄 수 있을까?”, “이자 정도만 조금씩 도와줄 수 있을까?” 하는 부탁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그래서 전세금 상승기와 대출금리 상승기는 곧바로 ‘부모 세대의 재정 부담 증가기’가 되기 쉽습니다.
실제로 많은 60대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이제 은퇴했는데, 오히려 자녀 주거비 때문에 지출이 더 늘었어요.” “도와주고 나면 내 통장 잔고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이 제일 불안합니다.”
자녀를 돕는 마음은 당연히 소중합니다. 다만 60대 이후에는 “도와주고 나서 내 삶은 괜찮은가”를 같이 점검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2. 시니어가 자녀를 도울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상한선 만들기’
전세금이 오르는 시기에는 “이번 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이라는 부탁이 여러 번 반복되기 쉽습니다. 집을 옮길 때마다,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전세 갱신 시기가 돌아올 때마다 같은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 시니어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자녀에게 도와줄 수 있는 한계선을 숫자로 정해두는 것”입니다. 마음이 기준이 아니라, 재정이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정해볼 수 있습니다.
● 앞으로 자녀 주거비를 위해 도와줄 수 있는 전체 금액은 어느 정도까지인지
● 그 금액을 1회성이 아니라, 5~10년을 놓고 나누어 쓸지, 한 번에 사용할지
● 그 돈을 도와주고 난 뒤에도, 나의 생활비·의료비·비상자금이 안전한지
이 세 가지를 종이에 적어 숫자로 정해두면,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정한 기준 안에서 도울 수 있는지”를 차분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자녀 입장에서도 “부모가 어디까지 도와줄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 오히려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지원의 상한선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자녀를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 오래 지켜주기 위한 선택이라는 점입니다.
3. 집을 팔고 전세로 갈까 고민하는 60대, 지금은 특히 더 신중해야 한다
전세금이 오르고 금리도 높은 시기에는, 많은 60대가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집을 팔고 더 작은 전세로 옮기면 현금이 남을까?”, “집을 팔아서 자녀 전세를 도와주는 게 나을까?”
한때는 “집을 팔고 전세로 갈아타서, 남는 돈으로 노후를 준비하라”는 말이 자주 들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전세금이 비싸고, 매물이 적고, 대출금리까지 높은 구간에서는 이 전략이 생각보다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 전세금이 높으면, 집을 팔아도 전세로 옮길 때 남는 돈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전세시장이 불안할수록, 계약 안전 문제(보증금 반환, 집주인 채무 등) 위험이 커집니다.
● 전세는 계약이 끝날 때마다 이사 가능성이 열려 있어, 고령층에게는 주거 변동성이 큰 구조입니다.
● 60대 이후에는 이사 자체가 체력·정신 건강·병원 접근성 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는, “집을 파는 결정”을 서두르기보다 최소 1~2년은 상황을 지켜보며 준비하는 편이 안전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건강이나 생활 리듬이 이미 불안정한 상태라면 더 신중해야 합니다.
4. 집을 팔지, 전세로 갈지 고민할 때 필요한 7가지 체크리스트
만약 정말로 “집을 팔고 전세로 옮기는 것이 좋을까?”를 고민하고 있다면, 아래 일곱 가지를 한 번씩 꼭 점검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1) 지금 집에서 앞으로 몇 년을 더 살 수 있는가
계단, 병원·약국·대형마트·대중교통 접근성, 이웃과의 관계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지금 집에서 3년, 5년을 더 사는 것이 가능한지”를 먼저 생각해 봅니다.
2) 이사 시 발생하는 총비용은 얼마나 되는가
중개수수료, 이삿짐센터 비용, 가전·가구 교체비, 입주 청소비 등을 모두 합치면
“이사 한 번”에 드는 비용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이 비용까지 포함했을 때 정말로 이사가 경제적인지 따져야 합니다.
3) 전세로 옮겼을 때 주거 안정성이 지금보다 높아지는가
전세로 옮길 집의 집주인 정보, 근저당·압류 여부,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를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서류를 읽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자녀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4) 건강·병원·사회관계 측면에서 불편해지지 않는가
지금 다니는 병원, 동네 지인, 시장·마트·공원 등
일상생활과 연결된 모든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집값만 보고 옮겼다가, 생활 자체가 불편해지면
다시 되돌리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5) 전월세 전환 시 실제 비용을 1년·2년 단위로 계산했는가
월세로 전환할 경우, 보증금과 월세를 합친 전체 비용이 전세보다 낮은지, 높은지
1년·2년 단위로 계산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월세 10만 원 더 내는 것 같네” 수준으로 판단하면 오해하기 쉽습니다.
6) 자녀 지원과 내 노후자금이 충돌하는 지점은 어디인지
집을 팔아서 자녀 전세를 도와줄 생각이라면,
“얼마를 도와주고, 그 후 내게 얼마가 남는가”를 숫자로 써봐야 합니다.
남는 돈이 의료비와 생활비를 버티기 충분한지 꼭 점검해야 합니다.
7) 집을 팔고 남는 돈이 정말로 내 삶에 안정감을 주는가
집을 팔아서 남는 돈이 크지 않다면,
굳이 지금 집을 떠날 이유가 있는지 되묻게 됩니다.
단순히 “현금이 생긴다”가 아니라,
“그 현금이 내 삶의 안전과 여유를 얼마나 높이는지”를 기준으로 따져보아야 합니다.
5. 오늘의 결론 — 지금 시니어에게 가장 필요한 건 ‘명확한 기준’이다
전세금이 오르고,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오르는 시기는 시니어에게 단순한 집값 뉴스가 아닙니다. 자녀 지원 기준, 내 집을 팔지 말지, 앞으로 어디에서 어떻게 살지를 다시 묻게 만드는 시기입니다.
이럴 때 가장 위험한 것은 “주변 얘기”와 “감정”만으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집을 팔아 여유를 얻었다고 하고, 누군가는 전세로 옮겼다가 후회했다는 얘기를 합니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이 아니라 나의 숫자, 나의 건강, 나의 가족형태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시니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뉴스를 따라가며 불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주거·재정 기준을 만드는 일입니다. 자녀에게는 어느 정도까지 도울 것인지, 내 집은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지, 어떤 상황에서만 집을 팔 것인지, 이 기준이 분명해질수록 마음도 함께 안정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각자의 머릿속에서도, “나는 어떤 기준으로 자녀를 돕고, 어떤 기준으로 내 집을 지킬 것인가”를 한 번 차분히 정리해 보셨으면 합니다. 그 기준이 앞으로의 5년, 10년을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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