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마르고 눈물이 난다 – 시니어 눈 건강은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눈이 전처럼 편안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눈이 뻑뻑하고, TV를 잠깐만 봐도 금방 시리거나, 특별히 슬픈 일도 없는데 눈물이 줄줄 흐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눈은 마른 것 같은데, 이상하게 눈물은 계속 나요.”
사실 이런 경험은 나만 겪는 특이한 현상이 아닙니다. 국내외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50세 이후 성인의 30% 이상이 크고 작은 눈 건조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숫자는 연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나이가 들면 세 사람 중 한 사람 이상은 눈이 건조하고 시린 증상을 겪는다” 정도로 이해해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그만큼 시니어에게 안구건조증은 아주 흔한 눈 건강 이슈입니다.
1. 왜 눈이 마른데도 눈물이 날까
눈물은 단순한 물이 아닙니다. 바깥쪽의 기름층, 가운데의 물층, 안쪽의 점액층이 겹겹이 쌓여 눈 표면을 덮고 있습니다. 이 눈물막이 각막을 보호하고, 세균이 달라붙지 못하게 막고, 깜빡일 때마다 눈을 부드럽게 움직이게 해줍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이 구조가 조금씩 무너집니다. 특히 눈꺼풀 가장자리에 있는 기름샘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눈물의 기름층이 줄어들고, 눈물이 금세 증발해버립니다. 표면으로는 마른 땅처럼 갈라진 상태인데, 눈은 이 자극을 이기지 못하고 비상 신호처럼 눈물을 확 쏟아냅니다.
그래서 생기는 현상이 바로 이것입니다. 평소에는 눈이 뻑뻑하고 건조한데, 작은 바람이나 먼지, 화면 빛에 자극받으면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상황입니다. 눈이 건조하고 시린 느낌과 눈물이 과하게 나는 현상이 번갈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결국 눈물이 많이 난다고 해서 눈이 촉촉하고 건강하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눈물막이 불안정해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2. 시니어에게 안구건조증이 많은 이유
첫째, 나이 자체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눈을 보호하는 눈물막과 눈꺼풀의 기능은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떨어집니다. 몸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눈도 노화의 영향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40대, 50대 이후부터는 “예전엔 안 그랬는데, 요즘은 눈이 늘 피곤하다”는 말을 많이 하게 됩니다.
둘째, 복용하는 약의 영향이 큽니다. 혈압약, 이뇨제, 알레르기약, 수면제 등은 몸 안의 수분과 점막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시니어일수록 눈이 더 쉽게 마르고, 이물감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눈 불편감이 오래 간다면, 단순히 “눈이 나이 들어서”라고 넘기기보다, 복용 중인 약이 영향을 주는지 담당 의사와 상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생활환경이 눈을 더 건조하게 만듭니다. 겨울철 난방, 여름철 에어컨 바람, 차량 히터와 선풍기 바람 등이 눈으로 직접 불면 눈물 증발이 훨씬 빨라집니다. 또 실내 공기가 지나치게 건조하면 눈 표면에서 수분이 빠르게 날아가 안구건조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넷째, 화면을 보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60대, 70대도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고, 영상을 시청하고, 메시지를 주고받는 일이 당연해졌습니다. 문제는 화면을 볼 때 우리가 눈을 덜 깜빡인다는 점입니다. 원래는 1분에 15~20번 깜빡인다면, 화면에 집중할 때는 그 횟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듭니다. 눈을 깜빡이지 않으면 눈물막이 고르게 퍼지지 못하고 각막 표면이 마르게 됩니다.
3. 집에서 할 수 있는 눈 케어 루틴
복잡한 약이나 특별한 기구보다, 일상에서 작은 습관을 바꾸는 것이 먼저입니다. 시니어가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20-20-20 눈 휴식 습관입니다. 화면을 오래 볼 때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약속해 보세요. 20분에 한 번, 20초 동안, 2~3미터 이상 먼 곳을 바라봅니다. 이때 눈을 일부러 천천히 여러 번 깜빡여 줍니다. 마치 눈에 물을 다시 칠해준다는 느낌으로 깜빡이면, 말라 있던 눈물막이 다시 골고루 퍼지면서 눈이 훨씬 편안해집니다.
둘째, 따뜻한 수건으로 눈 찜질을 해보세요. 하루에 한두 번, 따뜻한 수건으로 눈 주변을 5분 정도 덮어 줍니다. 깨끗한 수건을 따뜻한 물에 적셔 꽉 짜고, 눈을 감은 상태에서 눈과 눈꺼풀 위에 올려둡니다. 너무 뜨겁지 않게, 기분 좋게 따뜻하다 정도가 좋습니다. 이 찜질은 눈꺼풀 가장자리의 기름샘을 풀어줘 눈물의 기름층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찜질 후에는 눈 주변을 살짝 마사지하듯 문질러 주어도 좋습니다.
셋째, 바람 방향과 실내 습도를 조절해 줍니다. 선풍기, 에어컨, 히터 바람이 얼굴을 직접 향하지 않도록 바꾸고, 가능하면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물이 담긴 컵이나 빨래 널기를 통해 실내 습도를 조금이라도 올려줍니다. 이 두 가지만 바꿔도 “눈이 덜 시리고 덜 피곤하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넷째, 물과 음식으로 눈 속까지 촉촉하게 만들어 줍니다. 눈물도 결국 몸 안의 수분에서 나옵니다.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하루 동안 조금씩 자주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이면 눈에도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생선, 견과류, 녹황색 채소 등은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어 꾸준히 먹으면 좋습니다.
반대로 커피, 탄산음료, 술은 몸의 수분을 빼앗아 눈을 더 건조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완전히 끊기는 어렵더라도, 특히 저녁 이후에는 양을 조금 줄여보는 것이 좋습니다.
4. 병원을 꼭 찾아야 하는 신호
생활습관을 바꾸고 눈 휴식을 챙겨도 다음과 같은 증상이 계속된다면 안과 진료를 한 번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눈이 모래 알갱이가 들어간 것처럼 아프고 따갑다.
눈이 자주 충혈되고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시야가 흐릿해지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자주 반복된다.
인공눈물을 자주 넣어도 곧바로 다시 건조해진다.
이런 경우에는 단순한 건조증을 넘어 다른 질환이 함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구건조증 자체도 삶의 질과 시야의 선명도를 떨어뜨리지만, 초기에 잘 관리하면 충분히 조절 가능한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5. 지금부터 눈을 위한 작은 습관 하나
눈이 마르고 눈물이 나는 현상은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지”라고 넘겨버리기 쉬운 불편함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챙겨주면,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세상을 바라보는 선명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해볼 수 있는 것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화면을 보다가 20분마다 잠깐 눈을 감고 숨을 고르고, 자기 전에 따뜻한 수건으로 눈을 두드려주는 시간을 가져보고, 바람 방향을 한 번 바꿔주고, 물 한 컵을 더 마셔보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시작됩니다.
이 작은 습관들이 모여 나이 들어서도 편안하게 책을 읽고, 얼굴 표정을 또렷이 보고, 창밖의 나무와 하늘을 마음껏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지켜줍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 내 눈을 위해 딱 하나만 바꿔볼 습관을 정해보셔도 좋겠습니다. 그 작은 선택이 앞으로의 시야와 일상을 조금 더 선명하고 부드럽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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