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세상이야기 ② 직장을 자주 옮기는 젊은이들에 대하여

달라진 세상이야기 ② 직장을 자주 옮기는 젊은이들에 대하여

예전엔 직장을 옮긴다는 게 큰 결심이었습니다. “한 곳에서 오래 일하는 게 믿음직하다”는 인식이 강했고, ‘충성심’은 직장인의 미덕으로 여겨졌지요. 그러나 그 질서는 바뀌었습니다. 요즘 젊은층은 “내가 성장하지 못하는 자리라면 옮기는 게 맞다”고 말합니다. 한 직장에 오래 있는 것이 오히려 더 불안하다는 감각, 그 감각이 시대의 상식이 되었습니다.

가족에서 계약으로—일을 보는 관점의 변화

과거 세대가 직장을 ‘가족’에 비유했다면, 지금 세대는 직장을 ‘계약’으로 이해합니다. 이는 냉정함이 아니라 생존의 전략입니다. 한 곳에서 승진을 기다리는 대신, 더 나은 배움과 역할을 찾아 이동하는 것이 ‘성장 경로’가 된 시대. 고용 안정성이 약해진 만큼, 개인이 스스로 커리어를 관리해야 하는 구조가 굳어졌습니다.

짧은 근속의 의미—불성실이 아니라 학습 이동

20~30대의 평균 근속연수가 중·장년층보다 확연히 짧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짧음은 ‘불성실’의 다른 이름이 아닙니다. IT·콘텐츠·스타트업처럼 변화가 빠른 산업에서는 이동 자체가 학습의 과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같은 자리에 오래 머무는 것이 ‘안정’이 아니라 ‘정체’로 받아들여질 때가 있습니다.

데이터의 힌트—보상 개선과 배움의 동기

여러 커리어 설문에서는 이직 이후 보상(연봉·직무 권한 등)이 10~20%대로 개선되었다는 응답이 자주 관찰됩니다. 이직 이유로는 “새로운 기술과 경험을 얻기 위해”가 상위권을 차지하지요. 요즘 젊은층은 더 이상 ‘회사를 옮긴다’고만 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일의 방향을 다시 설계한다’고 말합니다. 이동은 실패의 흔적이 아니라 성장의 기록입니다.

시니어의 불안—가치의 차이를 이해로 바꾸기

시니어의 시선에서는 이런 모습이 때로 불안하게 보입니다. “금방 그만두는 사람, 책임감이 없다”는 판단이 떠오를 수 있지요. 그러나 지금 세대의 가치 기준은 다릅니다. 안정 대신 성장, 충성 대신 자율, 순응 대신 탐색—세상의 흐름이 바뀌면 일의 철학도 함께 바뀝니다. 그 변화는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변화가 만든 생활의 언어입니다.

같은 마음, 다른 방식—증명의 언어가 달라졌다

한 가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일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다만 증명의 방식이 달라졌을 뿐입니다. 우리는 승진으로, 그들은 이동으로 가능성을 입증합니다. 방향은 달라도 목적은 같습니다. 삶의 무게를 덜고, 자신이 주체인 커리어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전략적 이동—경력 서사를 숫자로 증명하기

현실적인 조언도 필요합니다. 잦은 이직은 협업 신뢰를 해치거나 경력 서사의 일관성을 흐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전략적 이동’입니다. 이동마다 배우는 기술의 축을 분명히 하고, 2~3년 주기로 책임 범위가 커지는 서사를 쌓는 것. 보상·역할·성과 지표 등 숫자로 진전을 증명하면 이동은 변명이 아니라 설득이 됩니다. 인터뷰에서도 “왜 떠났느냐”보다 “무엇을 배웠느냐, 어떻게 성장했느냐”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판단보다 질문—연결이 설득보다 먼저 온다

우리가 할 일은 판단보다 질문입니다. “왜 그 선택을 했니?”라고 묻고,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일. 취향과 가치의 배경을 듣다 보면, 그 선택이 순간의 충동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려는 시도였음을 알게 됩니다. 연결은 설득보다 먼저 옵니다.

결론—다름을 틀림으로 만들지 않기

결국 세상이 달라져도, 일은 여전히 인간의 자존심이 닿는 영역입니다. 지금 세대는 ‘한 직장에 머무는 충성’보다 ‘스스로 성장하는 책임’을 택했습니다. 그 선택이 우리와 다를 뿐,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다름을 틀림으로 만들지 않을 때, 세대의 대화는 비로소 시작됩니다.

#달라진세상이야기 #시니어칼럼 #세대이해 #이직문화 #젊은세대일문화 #커리어이동 #사회변화 #세대공감 #삶의성찰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