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왜 물을 덜 마시게 될까 – 탈수 위험을 조심해야 할 때
겨울에는 물을 덜 마시게 되는 현상이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습관 문제가 아니라, 계절적 변화가 신체의 수분 감지 기능을 둔화시키는 생리적 반응입니다. 특히 시니어는 갈증 신호가 약해져 탈수 위험이 빠르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갈증 신호가 왜 약해질까
겨울철에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이 수축합니다. 혈관이 좁아지면 수분 손실이 느리게 감지되어 뇌는 “수분이 충분하다”고 판단합니다. 실제로는 수분이 감소하고 있지만 갈증이 잘 느껴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시니어는 이 감지 기능이 이미 약해져 있어 탈수로 더 쉽게 이어집니다.
또 겨울에는 땀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오늘은 별로 움직이지 않았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숨을 쉬고, 말을 하고, 실내에서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수분은 계속 빠져나갑니다.
난방 환경은 탈수를 조용히 악화시킨다
겨울철 실내 난방은 습도를 빠르게 낮춥니다. 실내 습도가 30% 이하로 떨어지면 피부, 호흡기, 눈, 점막을 통해 수분이 계속 증발합니다. 특히 시니어는 피부 수분 보유력이 낮기 때문에 더 쉽게 수분을 잃습니다. 덥지도 않고 땀이 나지 않아도 몸속 수분은 조용히 줄어듭니다.
난방기 바로 앞에 오래 앉아 있거나, 바람이 직접 닿는 자리에서 TV를 보는 습관이 있다면 눈·코·입 건조감과 함께 탈수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갈증이 없어도 탈수는 이미 진행된다
겨울 탈수의 가장 큰 위험은 “갈증이 없으니 괜찮다”는 착각입니다. 시니어에게 탈수는 갈증보다 아래와 같은 변화로 먼저 나타납니다.
• 하루 종일 이유 없이 피로감이 지속된다
• 혈압 변동 폭이 커지고 어지럼이 잦다
• 입·눈·코가 평소보다 빨리 건조해진다
• 소변 색이 짙어지고 배변이 딱딱해진다
• 손발이 유난히 차고 체온 유지가 어렵다
이런 신호가 반복된다면 “몸이 축났나 보다”에서 그치지 말고, 따뜻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셔보는 것만으로도 상태가 달라지는지 체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시니어에게 겨울 탈수가 더 위험한 이유
시니어는 체내 수분량 자체가 적습니다. 청년층의 체내 수분 비율이 약 60%라면, 시니어는 5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양의 수분을 잃어도 시니어가 탈수에 더 빨리 도달하는 이유입니다. 수분 부족은 혈압, 심혈관 기능, 소화, 수면, 체온 조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또 이뇨작용이 있는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이 마신 물보다 더 많은 수분이 몸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고혈압·심장질환·콩팥질환이 있는 분이라면, 물을 늘리기 전에는 담당 의료진과 한 번 상의해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겨울에 물을 덜 마시게 되는 생활 속 이유들
겨울철에는 자연스럽게 물 섭취가 줄어드는 이유도 있습니다.
• 찬물에 대한 거부감이 생겨 물잔을 찾는 횟수가 줄어들고
• 외출 시 물병을 챙기지 않게 되며
• 따뜻한 커피·차를 자주 마시며 그것으로 수분이 충분하다고 착각하고
• 활동량 감소로 갈증 신호 자체가 줄어듭니다.
커피·홍차·녹차 등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어 오히려 이뇨작용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따뜻한 음료를 많이 마셨으니 물도 충분히 마신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탈수가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겨울 탈수를 막는 물 마시는 방법
겨울에는 많이 마시기보다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로 하루 6~8잔 나누어 마시기
• 기상 직후 1잔, 점심 후 1잔, 저녁 약·잠자리 전 전후로 1잔씩 규칙 지키기
• 커피·차를 마실 때마다 물 한 잔을 함께 두고 조금씩 마시기
• 외출 시 작은 텀블러라도 가방에 넣어 두기
한 번에 많은 양을 벌컥벌컥 마시는 것보다, 1~2시간 간격으로 조금씩 보충해 주는 것이 시니어에게는 더 부담이 적습니다.
수분이 많은 음식으로 보충하기
물만으로 부족할 때는 음식으로 수분을 함께 보충하는 것도 좋습니다. 맑은 국, 채소 수프, 배·귤·사과 같은 겨울 과일, 삶은 배추·무·오이 등은 수분 보충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염분이 높은 찌개·짠 국물은 수분을 보충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오히려 체내 수분 균형을 깨뜨릴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하루 한 번은 짠 국물 대신 담백한 채소수프나 맑은 국을 선택해 보는 것도 좋은 습관입니다.
겨울 탈수를 의심해야 할 때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겨울 탈수를 한 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가 무겁고 입이 심하게 마른다
• 조금만 움직여도 심장이 빨리 뛰고 숨이 가빠지는 느낌이 든다
• 평소보다 변비·소변색 변화가 두드러진다
• 오후가 되면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럴 때는 단순 피로로 넘기지 말고, 하루 이틀 정도 의식적으로 물과 수분이 많은 음식을 늘려 보면서 몸 상태가 달라지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도 어지럼·두통이 심하거나 심장 두근거림이 계속되면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하루 물 마시기 루틴 예시
시니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겨울 물 마시기 루틴을 예로 들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상 직후: 미지근한 물 1잔으로 밤새 마른 점막을 깨우기
• 오전 10시 전후: 간단한 간식과 함께 물 1잔
• 점심 식사 후: 속을 눌리지 않을 정도로 물 1잔
• 오후 4시 전후: 차와 함께 물 1잔(카페인 있는 차라면 물을 조금 더)
• 저녁 식사 후: 약 복용과 함께 물 1잔
•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 속이 부담되지 않을 만큼 한두 모금씩
본인의 신장·심장 상태에 따라 적정량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평소 만성질환이 있다면 담당 의사와 상의하여 “나에게 맞는 겨울 수분 섭취 기준”을 한 번쯤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결론: 겨울의 탈수는 조용히, 빠르게 진행된다
겨울에 물을 덜 마시는 것은 몸의 감각이 둔해진 자연스러운 계절적 현상입니다. 그러나 이 신호 둔화는 시니어에게 피로, 두통, 혈압 불안정, 건조 증상을 빠르게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갈증이 없더라도 정해진 양의 물을 미지근하게, 천천히 마시는 습관이 겨울 건강의 핵심입니다.
오늘부터 “갈증이 나면 마시는 물”이 아니라 “시간을 정해 챙겨 마시는 물”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요. 작은 습관 하나가 겨울 내내 컨디션과 기력을 지켜주는 든든한 안전망이 되어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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